12년차 XNOTE P210에 SSD 장착해서 쓸만한 요즘 노트북 만들기 (오래된 노트북 HDD→SSD 교체)

2022. 2. 5. 20:09리뷰/테스터스초이스

12년 전인 2010년, '맥북에어 멈춰!'를 외치며 등장한 LG XNOTE P210

'프리미어'는 물론 '에프터이펙트'까지 돌려도 될만큼 '고강도 외주 작업'의 선봉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급 느려지더니, 이젠 네이버 들어가려고 크롬만 열어도 한참 기다리는 수준이 되었다.
(드륵드륵 쉴새없이 긁히는 ASMR 스타일의 HDD 소리는 덤)

새해를 맞이해서 예전부터 마음만 먹었었던 [SSD 교체]를 드디어 실천했다.
한방에 깔끔하게 되었으면 좋았겠지만, 역시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

메인보드-액정을 이어주는 필름 케이블을 끊어먹을 뻔 하고
분해하다 하우징이 바스러진 경험담.. 오늘도 잊지 않으려고 정리해 둔다.

     


     

XNOTE P210은?

XNOTE P210은 LG전자에서 2010년 출시한 노트북으로, 당시 '맥북에 토종 엑북'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등 '가벼움'과 '얇음'을 내세운 모델이었다. 당시 무려 '송중기'와 '신민아'가 전면 광고에 활용하는 등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었고 체험단과 이벤트도 크게 했었다.

거 중기형, 머리가 좀 신기한 거 아니오.

   

당시 나도 이벤트에 당첨된 덕분에 다양한 각도로 찍은 사진들을 남겨 두었었는데, '베젤리스(라고 부르기엔 조금 무리지만)'로 당시 '맥북에어' 보다 얇은 베젤과 새하얀 디자인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었다. 다만, 너무 얇기 때문에 Micro HDMI, LAN 젠더 등 주렁주렁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이 많은 것은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퍼포먼스(성능) 위주의 XNOTE 디자인이 너무 밝은 은색이나 두꺼운 검은색이었던 것에 반해, 확실히 P210의 딱 떨어지면서도 깔끔한 디자인과 색상이 지금도 돋보이는 것 같다. (지금 노트북 시장을 날아다니는 gram의 대선배님답다!)

   

   

어떤 SSD로 교체해야 할까?

내가 가지고 있던 P210의 기존 HDD는 히타치(Hitachi) Z5K320로 오래된 모델이다 보니 SATA II까지만 지원되었다. 요즘 구매 가능한 SSD들이 대부분 SATA III를 기본으로 하고 하위호환(SATA II, SATA)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은 모델들을 고민하던 중 [WD Green 240GB]를 선택하였다.

P210의 두께가 얇고 특히 하판이 매우 얇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기존 HDD 두께인 7mm를 넘지 않는 모델을 골라야 했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물론 SATA 2.5인치 노트북용 SSD 두께는 거의 7mm를 넘지 않음)

      

조심스럽게 SSD 교체하기

사실 SSD 교체는, 하판을 뜯어내고 기존 HDD 자리에 SSD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크게 까다롭거나 어렵지 않다.다만, 오래된 노트북의 경우 특성상 플라스틱 부분(하우징)이 약해져 있고 분해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더 섬세하게 해야한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나는 디스플레이를 날려버릴 뻔 했음)

1. 먼저 표시한 11개의 나사를 모두 풀어준다. (2개는 미끄럼방지 패드 아래 숨어있음)

   
(참고) 미끄럼방지 패드는 모서리 부분에 나사를 넣고 들어 올리면 쉽게 떼어낼 수 있다. 다만, 접착면이 '양면테이프'로 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 세게 들어올릴 경우 나중에 접착력이 떨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2. 노트북 뒷면 아래 'SD카드' 슬롯에 플라스틱 헤라 등을 넣고 천천히 힘을 주며 뒷판을 뜯어준다. 사실 이 때 가장 플라스틱을 깨먹기 쉽기 때문에 무작정 힘을 주고 앞뒤로 움직이기 보다는, 걸림쇠(플라스틱 고리) 부분을 '딸깍' 소리가 나도록 들어 올려(또는 젖혀서) 빼준다는 느낌으로 해야 안전하게 분해할 수 있다. (오래 될수록 플라스틱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힘 조절이 중요!)

   
3. 플라스틱 헤라를 이용해 한바퀴를 돌려 공간을 만들고 나면 손가락을 넣어 힘을 주어 뒷판을 들어 올린다. 이 때 역시 너무 힘을 주면 뒷판이 부서지거나 걸림쇠(플라스틱 고리)가 '또각' 소리를 내며 조각으로 변신하는 재앙을 맞보게 될 수 있다. (😱 생각만해도 끔찍하고 소오름)

   
4. 뒷판을 들어올릴 때 무언가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일 수 있다. (아니라면 감사합니다!를 외치자)
표시된 부분은 메인보드와 액정을 이어주는 '필름 케이블'인데, 케이블 끝에 '비닐(약간 PET 같은)' 소재가 시간이 오래되면서 뒷판과 달라붙는 문제였다. 절대 무리해서 뜯거나 케이블 줄을 잡아당기지 말고 단자 전체를 잡고 조금씩 뜯어내는 방식이 안전하다. (좌우로 힘을 줘서 떼려고 할 경우 얇은 단자에 손상 발생 위험이 큼)

문제의 보호코팅 같은 부분

   
5. 기존 HDD를 분해하기 위해 표시된 3개의 나사를 모두 풀어준다.

   
6. 나사를 모두 분해하면 HDD 왼쪽 끝을 살짝 들어 올려서 잡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잡아당기듯 빼준다.

   
7. 기존 HDD는 커버(어댑터) 역할을 하는 좌우 얇은 금속에 붙어있기 때문에 표시된 4개의 나사를 모두 풀어 분해한다.

   
8. 기존 HDD 자리에 SSD를 결합하는데 이 때 방향을 주의해야 한다. 2번째 이미지처럼 ① 커버(어댑터) 아래 받쳐주는 금속 부분이 WD 브랜드 로고가 보이는 면을 향하게 하고, ② 위-아래 나사 결합 부분이 하얀색 쪽으로 오게 결합해야 한다. (WD SSD 기준으로 SSD 모델에 따라 다를 수 있음)

   
9. 분해는 역순! 커버(어댑터)에 결합한 SSD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어넣듯 눌러 넣어 장착시킨다. 이 때 SSD 어댑터 부분과 메인보드에 있는 포트 모양이 맞는지 확인 후에 힘을 주어야 한다. (SATA 어댑터는 길이가 다르고 끝모양이 ㄱ자로 되어 방향성이 있음)

   
10. 분해는 역순2! SSD가 제대로 장착되면 표시된 3개의 나사를 다시 결합한다.

   
11. 뒷판을 덮고 표시된 11개의 나사를 모두 결합한 후에 미끄럼방지 패드까지 모두 붙여 놓는다. (단, 확신이 없다면 나사를 조립하기 전에 전원을 연결해서 테스트 해 보는 것을 추천!)

   
12. 전원을 켜고 [F2]를 눌러 BIOS에 진입한 후 [Main] 메뉴 아래 SATA Port 1에 설치한 SSD의 이름이 뜬다면 성공이다.  (혹시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면 SSD가 불량이거나 정상적으로 장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음)

   
13. 다음 [Boot] 메뉴에서 IDE HDD: ...를 선택하고 키보드 +, -를 눌러 리스트 1번째로 오게 해야 정상적으로 윈도우(Windows) 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USB를 통한 OS 설치시에는 USB를 1번으로 오게 해야 함)

     

느낀 점: 결국 후회만 가득 남았다

SSD로 교체하고 조금 써본 결과 '아오! 빨리 해볼걸!'을 여러 번 외쳤다 (🦜 껄무새 출동)
오래된 노트북이라 엄청난 퍼포먼스 변화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5~6만원(250GB 기준)과 약간의 시간만 쓰면 10년 넘은 노트북도 간단한 웹서핑이나 저해상도 유튜브 정도는 끄떡없이 해내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하긴 어렵다. 분해 과정에서 최대한 살살 분해한다고는 했지만 뒷판과 본체를 연결한 걸림쇠(플라스틱 고리)가 2개 정도 부러졌고(워낙 작고 약한 부분이긴 함), 하마터면 메인보드와 액정을 이어주는 필름 케이블을 칼로 뜯어낼 뻔 했다. (분해할 때 뒷면 커버에 원래 붙어 있는 걸로 착각했음)
만약 둘 중에 하나라도 현실이 되었다면, 그나마 돌아가는 노트북을 영원히 켤 수 없게 되고 재활용 센터에 보내야 하는 눈물 가득한 이야기로 마무리 짓게 되었을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오래된 노트북이 있고 어느정도 사양이 된다면(10년이내) 도전을 추천한다.
유튜브에 노트북 모델명에 SSD를 붙여 검색하면(예: P210 SSD), 정말 유니크한 모델이 아니고는 대부분 분해와 설치 방법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천천히 따라한다면 충분히 해볼만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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